'장항준·송은이' 영화 모티브…100년형 선고받은 美교포, 지금은

입력 2024-01-28 09:00   수정 2024-01-28 09:49



미국에서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류 서(50·한국 이름 서승모)가 약 30년 만에 모범수로 조기 출소했다.

27일 미국 현지 매체인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서씨는 전날 미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모범수 감형 특혜를 받고 풀려났다. 이와 함께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이 모여 그에게 두부를 건네는 모습도 공개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출소한 사람에게 두부를 건네는 한국의 관습을 소개하며 "지난 시간 동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단 의미"라고 전했다.

서씨는 19세였던 1993년 9월 25일 시카고 벅타운의 한 가정집에서 누나 동거남이었던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씨는 혐의를 모두 시인했고, 이후 항소심에서 80년형으로 감형됐다.

미 검찰은 서씨를 기소하며 오두베인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25만달러(한화 약 3억3000만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파악했지만, 서씨는 누나 캐서린 서(54)가 "어머니를 죽인 건 오두베인이다. 그가 엄마가 남긴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는 말을 하며 오두베인의 살해를 사주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이었다.

서씨 가족은 1976년 서울에서 미국 시카고로 이민했다. 하지만 1985년 아버지가 암으로 숨졌고, 어머니도 2년 후 자신이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강도에 살해당했다. 이후 서씨가 오두베인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

이러한 비극은 2010년 개봉한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에서도 공개됐다. 당시 서씨는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7년 시카고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누나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누나가 80만달러(약 10억7000만원)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씨 어머니 사망 사건은 미제로 남아있다.

서씨의 사연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오픈 더 도어'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오픈 더 도어'는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고 송은이가 제작한 영화다. 극의 배경이 시카고에서 뉴저지로 옮겨졌지만, 세탁소를 운영하던 어머니가 살해당했다는 점과 남동생이 누나의 남편을 살해하는 설정 등은 동일하다.

장항준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완전히 똑같진 않다"며 "살아남기 위해 가장 자신들이 소중하게 느낀 걸 버리는 게 비극적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이 영화의 모티브로 삼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동생에게 남편의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진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 호놀룰루로 도주했다가 1996년 3월 현지 연방수사국(FBI)에 자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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